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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왜 그들은 ‘더 마블스’의 패배를 바라는가 [IS포커스]

도대체 왜 그들은 ‘더 마블스’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8일 개봉한 ‘더 마블스’가 평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영화 재미에 대한 불호도 있지만 개봉 전부터 벼르고 있었다는 듯 악플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 마블스’는 개봉 전부터 여러 남초 커뮤니티(남성 유저들의 비율이 높고 그 성향이 반영된 커뮤니티)에서 일찌감치 타켓이 돼 왔다. 이는 ‘더 마블스’가 전작인 ‘캡틴 마블’부터 페미니즘 영화라는 점을 분명히 해온 게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더 마블스’는 우주를 지키는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 카말라 칸과 위치가 바뀌는 위기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캡틴 마블’이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캐럴 댄버스를 그리면서 여성의 주체적인 활약을 강조했다면, ‘더 마블스’는 여성의 연대를 그린다. 주인공 브리 라슨도 ‘캡틴 마블’ 개봉 당시부터 여러 인터뷰 등을 통해 페미니스트적인 면모를 드러내왔다. ‘더 마블스’ 연출을 맡은 니아 다코스타 감독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 합류한 첫 흑인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인지 ‘더 마블스’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반감이 있는 한국 남초 커뮤니티에서 일찍부터 맹비난을 받아왔다. 북미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왔다.여기에 더해 ‘더 마블스’가 팬데믹 여파로 2022년 11월에서 2023년 2월로 개봉이 연기됐다가 ‘앤트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와 개봉일이 바뀌어 다시 11월로 연기되자 점점 더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더 마블스’의 패배를 바라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더 마블스’가 두 차례 개봉이 연기되면서, 앞서 공개된 마블영화들이 줄줄이 죽을 쑨 것도 ‘더 마블스’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 ‘앤트맨과 와스프: 퀸텀매니아’도 신통찮은 성적을 냈고, 지난 6월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시크릿 인베이젼’은 혹평을 받았다. 특히 ‘더 마블스’와 타임라인이 겹치는 ‘시크릿 인베이젼’은 두 차례 공개일이 연기됐는데도 형편 없는 완성도로 마블팬들의 실망감을 샀다.미국배우조합 파업으로 배우들이 전혀 홍보에 나서지 못한 것도 ‘더 마블스’에는 악재다. 이런 이유들로 미국 연예 매체들은 ‘더 마블스’ 개봉주 성적을 5000만~7000만 달러로 예측하기도 했다. MCU 전성기에 개봉했던 ‘캡틴 마블’이 개봉 주에만 1억 5340만 달러를 벌이들인 것과 차이가 크다. ‘더 마블스’를 벼르고 있던 사람들은 이 같은 미국 매체들의 전망치를 퍼 나르며 공격할 만반의 태세를 갖춰 왔다. 몇몇 남초 커뮤니티에는 이미 “포스터 속 인물들 표정이 차 사고 내고 째려보는 김여사(운전이 미숙한 중년 여성을 비하하는 말) 같다”, “배우들 액션 못해서 허우적대는 거 CG로 커버하려고 애쓰겠다”, “왜 이렇게 짜치냐”, “사람들이 퍽이나 보겠다” 등의 반응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영화 제목에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를 섞어 쓰는 등 영화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이에 대해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왜곡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블 시리즈 속 주인공 대부분이 남성 캐릭터였다고 여성 캐릭터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만을 제기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건 혐오적 사고에 갇혀 있는 것”이라며 “영화를 보지도 않고 비상식적인 생각을 온라인에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장단을 맞춰주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더 마블스’가 영화적인 재미 외에 다른 잣대로 손가락질 받는 게 최근 한국의 현상들과 맞물려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08 15:50
연예일반

‘바비’ 美선 ‘미션7’ 제치고 오프닝 신기록, 한국에선 ‘젠더 갈등’으로 주춤? [줌인]

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제힘을 못 쓰고 있다. 감독 그레타 거윅을 비롯해 출연 배우 마고 로비, 아메리카 페리라 등의 첫 내한에도 영 힘을 받지 못 하는 모양새다.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바비’는 24일 2만 615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평일인 월요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3위인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3만 6125명)보다도 낮은 수치다.미국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바비’는 미국에서 톰 크루즈 주연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을 제치고 개봉 첫 주에 1억 5000만 달러의 오프닝 수익을 냈다. 이는 여성 감독 영화 사상 북미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바비’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이런 다른 온도 차이는 미국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바비’가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4위권에 그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다른 할리우드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엘리멘탈’ 등과 비교했다. ‘마고 로비, 아메리카 페레라의 매력이 박스오피스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실패했다’는 평도 내놨다.앞서 미국 매체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할리 베일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실사판 ‘인어공주’가 한국에서 저조한 흥행 기록을 쓴 게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논조의 기사를 낸 바 있다. ‘바비’는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작품. 굳이 한국에서 ‘바비’의 다소 낮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꼬집는 기사를 낸 데는 한국의 젠더 갈등 상황을 부각하고 싶은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실제 한국에서 ‘바비’는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임이 소문나면서 별점 테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25일 기준 ‘바비’의 포털 사이트 관람객 평점 평균은 8.64인데 남성 5.94, 여성 9.35로 성별에 따른 격차가 뚜렷하다. “쓸데없이 페미니즘 사상은 왜 넣은지 모르겠고 보는 내내 황당하다”, “메시지에 잡아먹힌 괴작”, “페미 영화인지 알고는 봤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남녀평등을 말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너무 유치하고 어이없다”는 등 페미니즘에 반발심을 보이는 평들이 수두룩하다. 이 같은 평을 남긴 누리꾼들 대부분은 10점 만점에 1점 내지 2점의 평을 줬다. 영화 자체의 만듦새보다는 메시지에 대한 거부감을 별점 테러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이 작품에 2.5점을 주며 “콘셉트가 영화보다 크다”고 평했는데, 이에 “페미 영화는 두들겨 패주는 이동진 너무 사랑스러우면 추천”, “갓동진은 페미를 싫어하는 게 확실한 거 같으면 추천”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이 평론가가 나서서 이 누리꾼들에게 “전혀 맥이 닿지 않는 댓글을 달고 계시다”고 해명했을 정도다.다만 이동진 평론가도 짚었듯 평단에서는 ‘바비’가 영화가 가진 메시지나 스토리에 비해 콘셉트가 지나치게 부각돼 있다는 평도 나온다. 외려 콘셉트가 영화의 만듦새를 잡아먹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영화 메시지에 대한 거부감까지 합쳐져 국내에선 영 힘을 쓰지 못 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또 바비를 실제 가지고 놀았던 미국 관객들과 달리 바비보다는 미미, 주주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겐 ‘바비’가 가진 정서가 제대로 와닿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바비’는 젠더 갈등의 희생양일까 아니면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그다지 흥행하지 못 했을 작품일까. 혹은 ‘엘리멘탈’처럼 뒷심을 발휘해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까. 페미니즘 메시지를 가진 영화가 나올 때마다 불거지는 ‘별점 테러’ 행위의 반복은 업계에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25 14:02
영화

“안 보고 일단 테러" PC를 혐오하는 사람들②

흰 피부에 빨간 머리를 가진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해 블랙워싱(Black washing) 논란이 일었던 영화 ‘인어공주’가 개봉 후에도 별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블랙워싱이란 원작을 무시하고 비백인 역에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에서 나온 말로 원작 속에서 백인인 캐릭터를 비백인으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정치적 올바름(PC) 추구로 오히려 백인이 역차별받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해온 디즈니는 이번에도 PC를 혐오하는 이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 했다. 소수자가 등장하기만 하면 ‘너무 PC하다’며 반발하는 사람들, 성별이나 피부색 등 등장인물의 외면만 보고 비난을 가하는 이들이 스피커를 얻는 ‘PC 혐오의 시대’가 도래했다. ◇ 별점 테러에 시스템 변경까지6일(현지 시간) 영화 평가 및 정보 사이트 IMDb에 따르면 ‘인어공주’는 미국에서 10점 만점에 6.0점을 기록했다. 미국 외에도 영국 6.0점, 캐나다 5.8점, 브라질 6.1점, 헝가리 2.4점 등 대체로 저조하다. 특히 투표에 참여한 6만 8000명 가운데 2만 7000명(40.2%)이 10점 만점에 1점을 매겼다.IMDb 측은 평점을 고의로 낮추는 별점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의 점수 계산 메커니즘이 영화에 대한 비정상적인 평점 활동을 감지했다. 평점 시스템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대안적인 가중치 계산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런 별점 테러는 각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프랑스, 독일, 한국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특히 “한국 개봉 첫날 네이버 평점이 1.96점(10점 만점)을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다만 ‘인어공주’를 관람한 관객 다수는 높은 평점을 매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영화 티켓 구입을 인증한 관객들의 평점은 100% 만점에 94%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한국에서는 CGV 골든에그지수가 76%를 기록하고 있다. ◇ PC에 대한 거부감으로 저평가‘인어공주’는 작품이 공개되기도 전부터 SNS에서 ‘내가 알던 에리얼이 아니야’(#NotMyAriel)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일었다.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인어공주’가 백인이었던 것을 근거로 실사판 ‘인어공주’가 원작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영화계에서는 ‘인어공주’ 등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영화들이 작품 자체로 평가받을 기회보다 캐스팅, PC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에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별점 테러한 사람들은 할리 베일리의 외모를 가지고 비판을 한다. 대부분은 작품을 안 봤을 거라 생각한다”며 “‘인어공주’를 보면 흑인 인어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 등 다양한 인종의 인어들이 등장한다. 이 같은 사태는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물론 단순히 백인이 아닌 인어공주에 대한 반발이라기 보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을 훼손한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지적도 많다. 인종 외에는 제대로 변화를 주지 못했을 뿐더러 완성도가 떨어진 데 대한 반발이란 분석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어공주’에 대한 반발의 저변에 PC에 대한 혐오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PC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PC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오지 한, 이런 논란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몸 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디즈니는 역사가 긴 회사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 제작된 작품들엔 당시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반영돼 있다”면서 “디즈니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잘 변화하고 있음에도 뭇매를 맞고 있다. 자주 반복된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여지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08 06:00
IT

'도둑질로 만든 AI 웹툰 반대' 불 붙은 보이콧 운동

생성형 AI(인공지능)가 국내 대표 창작 생태계인 웹툰에 손을 뻗기 시작하자 작가와 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별점 테러에 이어 보이콧 운동까지 확산하자 웹툰업계는 서둘려 AI 기술을 제한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에 맞서 저작권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는 미비한 상황이다.4일 네이버웹툰의 '도전만화' 실시간 인기 순위에 오른 작품 10개 중 4개의 제목은 'AI 웹툰 보이콧 운동'이다. 도전만화는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아마추어 작가들의 등용문이다.이번 보이콧은 도전만화에 AI로 그린 웹툰이 속속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인기 상위에 오른 '팝콘예술고등학교'는 AI로 만든 작품이다. 캐릭터들의 표정 연출이 어색하고 앉아있는 학생들의 하반신이 보이지 않는 등 완성도가 떨어졌다. 1화 평점은 1.72점에 그쳤다.AI 웹툰 보이콧은 "AI는 수천만 장의 수집 데이터에서 입력된 태그와 일치하는 이미지를 찾아 합성하고 출력할 뿐"이라며 "인터넷 어딘가에 원작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작가의 그림을 재생성하거나 수집한 화풍(그림체)을 데이터 모델로 삼아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설명이다.지난달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웹소설이 원작인 판타지 장르의 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매화 화풍이 달라 AI로 작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별점도 2~3점으로 뚝 떨어졌다.독자들은 "캐릭터 옷 마감 디테일을 보면 AI로 대충 수정한 느낌이 난다" "상자가 다음 컷신에서 와인통으로 바뀌었다" "좋아하던 작가인데 팬심이 찢어진 기분" 등의 반응을 보였다.제작사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정 작업에만 AI를 일부 활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이후 모든 원고는 AI 보정 없이 연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AI 보정을 거친 화는 다시 업로드하고 유사성이 지적된 캐릭터가 출연한 컷은 삭제했다. 양대 웹툰 플랫폼은 이처럼 조금이라도 흔적이 느껴지면 곧장 반응이 올라오자 AI 웹툰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이다.카카오웹툰은 6일까지 접수하는 게릴라 공모전 '인간이 웹툰을 지배함'에 인간의 손으로 그리지 않은 작품은 선발 제외한다고 밝혔다. 표절 또는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작품도 뺀다.확실하게 AI 웹툰을 걸러내기 위해 후보자를 대상으로 사전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네이버웹툰이 2년 전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도 현재 진행 중인 '2023 지상 최대 웹소설 공모전'에서 글과 삽화에 생성형 AI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했다.양대 플랫폼은 AI 웹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규정하지 않았다.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인 틀도 마련되지 않았다.또 네이버웹툰은 이용약관에 '네이버웹툰 서비스 내 게시물은 네이버웹툰 및 네이버 서비스를 위한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명시해 웹툰 작품이 생성 AI의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동현 한국문학저작권협회 사무처장은 지난 4월 AI 저작권 제도 개선 워킹그룹에서 "AI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저작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는지 기업 측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이에 반해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MP3 등 기술 발전으로 음악 분야 창작자의 소득이 늘어난 것처럼 AI 기술도 다소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시스템이 안착하면 창작자의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05 07:00
연예일반

seezn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 유영선 감독 “K호러 진면목 인정받았으면”

OTT seezn(시즌) 오리지널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 유영선 감독이 다양한 스타일의 다채로운 공포를 예고했다. 27일 공개 예정인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은 6편의 옴니버스로 구성된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에 찾아든 공포를 그린다. ‘나 홀로 일상’에 내몰린 현대인들, 소통이 단절된 개인들이 직면한 현실 공포가 기묘하면서도 서늘하게 펼쳐진다. 옴니버스 에피소드 중 ‘주문’과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연출한 유영선 감독은 전작을 통해 감각적인 호러 세계를 그려왔다. ‘화녀’ ‘학교기담: 오지 않는 아이’ ‘디바’ ‘여곡성’ 등으로 시네필 사이에서는 ‘호러 마스터’로 통하고, 유 감독 자신은 ‘호러 덕후’로 부를 정도로 호러물에 일가견이 있다. 호러 장르에 애정이 남다른 유 감독은 “호러 영화는 지금껏 국내에서 마이너 장르로 인식되어 대중적인 입지가 좁다. 호러 영화에 관심을 가진 연출자들이 작품을 도모한다는 것 자체에 동지애를 느끼기 충분했다”면서 “조금이나마 호러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프로젝트였다”고 참여 이유와 의미를 짚었다. 이어 “‘K호러’는 비교적 그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습득력’과 ‘응용력’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소재와 주제를 한국적으로 변주하고 그 과정에서 기교를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높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도 소수의 마이너를 위한 장르로 치부되는 점이 안타깝다. 글로벌한 콘텐츠로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K호러’의 진면목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 감독이 맡은 ‘주문’은 수상한 ‘라스트 오더’를 받게 된 일본인 셰프 메이(사쿠라바 나나미 분)의 이야기다. 매일 평점테러를 일삼는 옆집 여자의 주문과 알 수 없는 시선에 시달리는 현실 공포를 담았다. 유 감독은 “‘주문’은 한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일본인 셰프에 대한 이야기로 낯선 환경과 공간이 주는 공포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최대한 캐주얼하고 트렌디한 성향을 부각했다. 감정의 깊이 보다는 설정과 기교를 내세운 호러 스타일을 추구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자살 충동 위기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SOS 희망의 전화’ 상담사 진경(서영희 분)의 이야기다.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에서 죽은 동생의 목소리를 듣게 된 진경의 숨겨진 비밀이 벗어날 수 없는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 유 감독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이중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을 통해 ‘악의로 고립된 삶이 얼마나 끔찍한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러퀸’ 서영희와의 재회가 관전포인트다. “굉장히 의미있는 작업”이었다는 유 감독은 “이미 ‘여곡성’에서 손발을 맞춰본 사이기 때문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워낙 장르물에 대한 이해가 깊은 배우라서 힘든 신을 찍을 때도 먼저 배려하는 모습으로 현장을 편안하게 만든다”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seezn(시즌) 오리지널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은 오는 27일(목), seezn(시즌)과 지니 TV(Genie TV)를 통해 공개된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10.25 17:08
연예일반

쇼박스 영화 ‘비상선언’ 역바이럴 정황 수사 의뢰

영화 비상선언의 배급사 쇼박스가 역바이럴 논란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다. 쇼박스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상선언’ 개봉 전후로 온라인에 게시된 글과 평점을 약 한 달간 확인했다. 쇼박스 측은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영화에 대한 악의적 평가를 주류 여론으로 조성하고자 일부 게시글을 특정한 방식으로 확산 및 재생산해 온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세력의 사적 이득을 위해 관객의 목소리가 이용되거나 왜곡돼서는 안 된다. 부당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는 분명히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화에 대한 관객의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그 흐름에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세력이 개입돼있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특정 세력의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벌을 내려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3일 개봉한 ‘비상선언’은 한 마케팅 업체가 작품에 대해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역바이럴 논란에 휩싸였다.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비상선언’은 하와이행 항공기에서 생화학 테러가 발생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9.21 15:39
드라마

‘흑인 요정’에 집단 반발? ‘반지의 제왕’ 프리퀄 ‘별점 테러’ 몸살

‘흑인 요정’에 대한 일부 누리꾼들의 반발로 ‘반지의 제왕’ 프리퀄 ‘링즈 오브 파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 제작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반지의 제왕: 링즈오브 파워’의 자체 페이지를 닫은 채 리뷰 공개를 연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이 ‘링즈오브 파워’에 ‘흑인 요정’이 등장하는 것에 반발, 무더기로 최저점을 주는 행위를 하는 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아마존 측은 ‘별점 테러’에 대비, 드라마를 실제로 본 경우에만 리뷰 작성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수정했다. 홈페이지에도 리뷰나 평점 노출은 제한돼서 표출되게끔 조치돼 있다. ‘링즈 오브 파워’는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보다 수천 년 전 앞선 시대 배경에서 펼쳐진다. 아마존이 6300억 원을 들여 제작했으며, 방영 첫날인 4일 전 세계 240개국의 유료 구독자들에게 2편을 공개돼 약 2500만 명의 시청자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였다. 이는 아마존이 2006년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 시리즈에는 요정 아론디르(크루즈 코르도바 분)와 난쟁이 공주 디사(소피아 놈베테 분)가 등장하는데, 이 두 사람이 흑인 캐릭터다. 이를 두고 일부 관객들은 ‘블랙워싱’이라며 별점 테러를 가하기 시작했다. ‘블랙워싱’이란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을 이용, 제작진이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억지로 흑인 캐릭터를 끼워넣는다며 비꼬는 말이다. 실제 이 드라마는 미국 평론가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84%를 받으며 호평을 받았으나 관객 평가 신선도는 38%에 불과하다. 비평 사이트 IMDb에서도 리뷰를 남긴 누리꾼의 25%가 ‘링즈오브 파워’에 별점을 단 1점만 줬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 2016년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때도 비슷하게 일어났다. 이때도 많은 누리꾼이 리메이크된 ‘고스트 버스터즈’의 주인공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각종 평점 사이트에서 별점 테러를 가했다. 국내에서도 영화 ‘걸캅스’나 ‘82년생 김지영’ 등이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는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별점 테러를 받는 일이 있었다. 커뮤니티를 통해 응집한 누리꾼들의 리뷰 도배 행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9.05 14:24
무비위크

“버스안내양 모욕” 상영 중단도…'뮬란' 계기로 본 영화 보이콧

숱한 논란 끝에 17일 국내 개봉하는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감독 니키 카로)이 국내외 안팎의 보이콧 운동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2억 달러(약 2357억원) 제작비가 든 ‘뮬란’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등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되는 지역에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그 외 지역에선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10일 개봉한 중국에선 첫 주말(11~13일) 성적이 2320만 달러로 ‘테넷’의 첫 주말 기록(298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수준. 앞서 엔드크레딧이 논란이 되면서 중국 정부가 보도통제에 나선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뮬란'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촬영에 협조한 공안 당국에 감사한다고 엔드크레딧에 공개 거명해 중국의 인권탄압에 공조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뮬란’ 거부 운동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와 맞물려 본격화됐다. 주연배우인 유역비가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라고 SNS에 쓴 게 도화선이 돼 그 반발로 해시태그 보이콧뮬란(#boycottmulan)이 번졌다. 국내에서도 청년 중심 시민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이 동참하고 있다. 이설아(26) 공동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이콧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의 횡포를 용인·묵인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극장 앞 1인 시위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영화 뮬란 보이콧 왜 하냐고요? 홍콩 인권 무관심에 부끄러워” "위구르 공안 감사"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시킨 엔딩크레딧 ━ 물리적 시위에서 SNS '댓글 테러'로 변천 국내 영화에서 물리적 보이콧의 대표 사례는 1981년 김수용 감독의 ‘도시로 간 처녀’가 있다. 소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유지인‧금보라가 주연한 영화로, 도시화‧산업화 속 버스안내양이 된 여성들의 애환을 그렸다. 하지만 극중 ‘삥땅’(요금 횡령) 설정이 직업 비하라면서 안내양들이 극장 앞 시위를 벌였고 한국노총도 비난 성명을 내는 등 논란 끝에 일주일 만에 상영 중단됐다. 노광우 영화칼럼니스트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해 단체들의 압력 속에 영화 상영은 물론 제작이 중단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돌아봤다. 임권택 감독의 ‘비구니’(1984)는 주연배우 강수연이 머리까지 깎았다가 불교계 반발로 촬영이 중단됐다. 요즘도 명예훼손 등 이유로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종종 있지만 물리적 보이콧은 거의 없는 편. 대신 SNS를 중심으로 한 여론몰이가 활발하다. 특히 2018년 이후 활발해진 ‘미투’ 운동이 불을 지폈다. 관련기사 샬라메 파워? 코로나 도피? 감독 논란에도 6만명 본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수양딸을 성추행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보지 맙시다.” 지난 5월 티모시 샬라메 주연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 국내 개봉했을 때 포털사이트에서 종종 볼 수 있던 댓글이다. 실제로 ‘레이니…’는 앨런 감독의 추문 논란으로 미국에선 개봉조차 못 했다. 아동 성범죄 전력의 로만 폴란스키 감독 역시 신작 발표 때마다 보이콧 운동에 직면한다. 올 초 그에게 감독상을 수여한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는 여성 영화인들의 퇴장 항의를 받기도 했다. ━ "페미라서 안봐" "미투 연루자 거부" 대립 반대로 20‧30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영화들에 ‘꼴페미’라는 딱지를 붙이며 거부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지난해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전부터 소위 ‘평점 테러’에 시달렸다. 이에 맞서 10점 만점에 무조건 10점을 주는 ‘평점 조공’ 운동도 일었다. 평점 테러는 사회적 이슈를 환기하며 영화를 보지 말자는 보이콧과 달리 영화 자체를 난도질한단 점에서 제작사 측에 큰 상처를 남긴다. 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는 “예컨대 ‘미투’를 이유로 한 보이콧은 주류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란 측면에서 공감 지점이 있지만, 특정 영화에 대한 댓글 테러는 폭력적인 게 느껴진다”고 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보기도 전에 미리 딱지를 붙이면 그 프레임 속에 영화가 왜곡돼서 수용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전 평론가는 2017년 역사 왜곡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렀던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SNS에서 ‘악플’ 직격탄을 맞은 대표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나랏말싸미’도 세종대왕과 한글창제에 대한 역사왜곡 시비 속에 100만명도 끌지 못한 채 극장에서 내려졌다. ━ 흥행 일부 영향 있어도 ‘영화의 힘’에 달려 보이콧‧평점 테러가 실제 영화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국은 영화의 힘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석 저널리스트는 “영화가 균형을 잡았다면 지지와 대항 사이에서 여론의 정화가 이뤄지는 편”이라고 했다. ‘82년생 김지영’은 367만명이 관람하고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레이니…’는 코로나로 인한 극장 침체 속에서도 8만8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전찬일 평론가는 “미투가 문제라고 해서 하비 와인스타인이 제작한 영화를 다 들어낼 거냐. 김기덕 영화를 없앨 거냐. 그런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면서 결국 관객이 영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광우 칼럼니스트는 “고전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이제 와서 인종주의 논란 속에 HBO맥스에서 퇴출된 것처럼, 시대의 눈높이와 요구는 계속 변한다”면서 “영화 ‘뮬란’ 역시 당장은 미·중 갈등과 반중 정서 영향을 받는다 해도 언젠가 재평가될 수도 있다. 이대로 묻힌다면 그게 작품의 한계 아니겠나” 라고 내다봤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관련기사 중국계 여성감독 클로이 자오 '노마드랜드' 베니스 황금사자상 "위구르 공안 감사" 영화 뮬란 보이콧 확산시킨 엔딩크레딧 인천상륙작전 길잡이 팔미도 등대, 첫 등대 사적 됐다 인수봉 바위에 웬 주름이…뒤집으니 2m 고려 석불 나왔다 “국보 반가사유상 건강, 17억짜리 CT로 챙깁니다” 2020.09.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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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테러? '69세' 쏟아지는 영화인들 호평

'69세'가 진심어린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 '69세(임선애 감독)'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느 한국 영화에서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개봉 시즌은 물론, 개봉 1주차가 되는 시점에서 또 다시 호평들이 이어져 좋은 영화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영화인들이 인정한 진정한 영화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은 "차갑고 건조한 전개 속에 계속 밀려오는 감정의 파장이 영화가 끝나도 계속 자리에 앉아 있게 만들었다", '벌새' 김보라 감독은 "흔히 사회가 강요하는 성적 수치심이 아닌 존엄을 가지고 나아가는 '효정'의 모습이 좋았다"고 전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홍지영 감독은 "’69세’가 포기를 모르는 아름다운 나이라는 걸, 양지에서 그늘로 접어드는 우울한 고비가 아니라 그늘 에서 양지로 뻗는 자유의 다리라는 걸 전해준 멋진 영화"라고 응원했다. 또 장성란 영화저널리스트는 “간결하지만 강단 넘치는 예수정 배우의 놀라운 연기에 힘입어 영화는, 비슷한 이야기들이 주로 보여주는 고통의 테두리를 넘어 ‘선언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는 “고발에서 고백으로, 피해자에서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한 인간으로",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는 "자기 자신을 올곧게 지켜내려는 인물의 서사. 이 투쟁은 우아하며 강인하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는 "차분하고 단호한 분노. 69세에도 자기 자신이 힘이자 이유다", 신지혜 아나운서는 "담담하게 끌어가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버티게 해 준다. 차분하고 깊이 있는 영화"라고 추천했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예수정은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고 절제된 연기로 영화의 주제에 진정성을 더하며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기주봉은 현실성 있고 진실된 연기로 탁월한 연기 내공을 확인시켜준다. 이번 영화로 데뷔한 김준경 역시 최고의 발견으로 손꼽히고 있다. 연출을 맡은 임선애 감독은 놀라운 완성도를 선보여 올해의 데뷔작으로 주목 받았다. 관객들이 인정한 깊은 울림과 폭발적 열연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영화 수작의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69세’는 지금 살아있는,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고 봐야 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봉과 동시에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 관객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8.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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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누가 '69세' 할머니에게 평점 테러를 가하나

영화 '69세(임선애 감독)'가 평점 테러의 희생양이 됐다. 전국에서 겨우 9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는 작은 독립영화 '69세는 지난 20일 개봉해 3일간 407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런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이 영화에 평점을 남긴 네티즌은 6289명(23일 기준)이다. 관객 수보다 평점을 남긴 네티즌의 수가 더 많다. 영화를 보지도 않고 낮은 평점을 부여하는 일부 '가짜 관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왜 '가짜 관객'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이 영화에 왜 별 반 개를 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고 있는 것일까. 예수정과 기주봉, 평소 논란과는 거리가 먼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도 왜 댓글창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의 할머니 효정(예수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상을 수상했다. 부산에서 이미 한 차례 관객의 인정을 받은 작품. 성폭력의 피해자가 된 여성 노인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우리 사회에 살아남은 여성 그리고 노인이 감내해야 하는 시선과 편견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명확한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임선애 감독은 지난 2013년 우연히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관련 칼럼을 읽은 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시나리오에 피해자가 여성 노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외면해왔던 문제를 묵직하게 그려냈다. 임 감독은 "우리 사회가 노인과 여성을 분리하고 그들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편견 때문에 가해자의 타깃이 된다는 내용을 보고 '악하다'고 생각했다"며 "노년의 삶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간 존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를 별 반 개로 평가하는 일부 네티즌은 임 감독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시나리오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성폭력의 가해자가 젊은 남성, 피해자가 노인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페미니즘을 설파한다"는 것이 이 '일부 네티즌'의 의견이다. 영화 속에서 효정의 쉽지 않은 고백에도 경찰과 주변인들이 효정을 치매 환자 취급하며 무시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법원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나이 차를 이유로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가해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2차 가해를 가하는 행위다. 그리고 '일부 네티즌'도 주변 어디선가 살고 있을 피해자들에게 평점 테러와 거친 댓글로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심각의 문제로 대두한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 이런 분위기 가운데 '69세'는 격화된 남녀간 성 대결의 전쟁터가 돼 버렸다. '69세'가 어떤 시선을 가진, 어떤 화두를 던지는 영화인지는 관심 밖이다. 앞서 '82년생 김지영' 등 여성주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들이 '69세'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영화를 만든 입장에서는 썩 반가운 일이 아닐 터다. 그럼에도 '69세' 측은 평점 테러를 오히려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69세' 측은 "영화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영화의 소재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집단이 등장했다. '소설 쓰고 있다'라는 말로 비하하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편견과 차별을 실제로 고스란히 자행하고 있다"며 "이들의 행태로 영화의 평점이 2점대까지 내려갔지만,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깨어있는 관객들이 응원을 보내 평점이 7점대까지 다시 올라갔다"고 적극적으로 알렸다. '69세'는 험난한 과정에서도 묵묵히 새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응원단으로 나선 민규동 감독은 "제목처럼 노인이 주인공인 영화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데, 그래서 더 반가운 영화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놓여있는 우리 삶의 모습, 잘 살펴보지 못했던 그늘을 보는 것이 모두에게 훌륭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멋진 화두의 영화"라고 평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8.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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